탄생 ✦ Birth　　　 뭇사람들은 죽음을 영원한 이별로 여긴다. 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는 삶의 마지막은 어떤 형태로든 존재하기 마련이었다. 최초의 생에는 저 또한 죽음을 두려워하기야 했을 것이다. 아니, 분명 그랬다. 김독자를 만나기 전까지 유중혁은 남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두려워하고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고자 하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했다. 　 처음 심장이 꿰뚫린 날을 기억한다. 다 자라지 못한 몸은 너무 쉽게 칼날에 관통당했다. 고통을 느낄 새도 없었다. 먹은 것이 제대로 없어 생기를 잃어가고 있던 몸인 탓에 뜨거운 피가 왈칵 터져나왔다. 가슴 위가 온통 붉게 번졌을 때에서야 제 몸에도 생명이라는 것이 머물렀구나 깨달았을 따름이었다. 　 살갗이 뚫리고 뼈가 부서진 몸이 점점 무겁게 늘어졌다. 저를 ..